2025 월드아트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미래의 작품 구매를 위해 지금부터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예비 초보 컬렉터입니다. 이번 아트페어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을 위주로 간단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 기본 정보
- 가장 와닿은 작품은?
- 마음에 들었던 작품과 작가 추천
- 많이 걷는 날 꼭 필요한 쉴 공간
- 마치며 짧게 정리
기본 정보
갤러리 배치도, 참여한 갤러리, 코엑스 주차, 관람정보, 관람 소요 시간



코엑스는 가까우신 분이 아니시라면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그럼에도 차를 이용해 방문하실 분들은 코엑스의 주차정보를 확인하세요.
주차정보 간단 요약
승용차 기준 15분 마다 1,500 원 / 일일주차 60,000 원
장애인, 국가유공자 50% 할인
행사 일정 : 2025. 01.16(목)~01.19(일)
관람 시간 : 목~토 11:00 – 19:00 / 일 11:00 – 18:00
마음에 들고 원하는 작품만 구경하신다면 약 1시간 정도로 관람 가능합니다.
저는 공부를 위해 그리고 어느 분이 참여하셨나 자세히 보기 위해 꼼꼼이 보았더니 2시간 조금 더 넘게 걸렸습니다.
가장 와닿은 작품은?
심후 윤경희 작가님의 작품들
가장 마음에 와닿은 작품은 심후 윤경희 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처음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중에서도 <꽃꿈 하나>(68x136cm) 작품이 좋았습니다. 정갈하면서도 자연을 닮은 듯한 흩어짐. 묵직하게 자리를 잡은 형태와 가볍게 비어 있는 공간들의 조화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곳
마음에 들었던 작품과 작가 추천
저는 미술에 관심이 많지만 깊이는 없습니다. 한편으론 음악은 일단 가볍게 들으면서 즐기잖아요. 저는 미술 관람의 시작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보고 그대로 느껴봅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가벼운 접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품들 중 여러 방법으로 울림을 주었던 작품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공간감, 색감, 배치(구상), 질감, 개인적 추억과의 연계. 이렇게 제 나름대로 기준으로 기록해 봅니다.


정경순 작가님의 작품들입니다. 정물화의 매력을 많이 느끼는 요즘인데요, 정물 추상은 더욱 지나칠 수 없습니다. 모든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선이 많아 자칫 복잡해졌을 수도 있는 그림을 깔끔하고 세련된 구성과 압력 조절로 정돈한 것 같습니다. 엄청난 고수의 향기가 납니다. 식물을 키우기 어려운 집인데, 수십 작품씩 대거 집에 들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영화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역시 정물입니다. 하지만 꽃과 잎만 아주 세세히 표현하였고 화분과 테이블, 그리고 배경은 아주 세련된 표현으로 개체들마다의 높낮이를 주었습니다. 이런 표현 방법도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진국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관람 당시 작가님의 미술 세계관을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적인 재료로 탈 장르하여 새로운 추상을 만드시는 엄청난 분이셨습니다. 작품들에도 그 오랜 고뇌의 흔적과 상당한 완성도가 보였습니다. 온 사방을 가득 채우는 듯한 연출로 갤러리 전체가 매우 멋졌습니다. 이런 그림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면 엄청 행복할 것 같다는 상상도 해봅니다.

김순선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마치 바닷속 같기도 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어떤 물체의 표면 같기도 합니다. 그 오묘함 속에서 자연의 상태,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것 같은 혼돈 속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연에는 그 어떤 인간의 판단과 기준이 들어있지 않다고 느껴지니까요.


최형양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옛 마을의 풍경을 작가님만의 고유한 필체로 표현한 듯하였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색감에 매우 놀랐습니다. 굉장히 옛 색감인 듯하면서도 발색 되는 느낌은 매우 현대적이라고 느꼈거든요. 심지어 표현된 개체들(집이나 나무, 돌 등)의 테두리는 강한 선으로 마치 판화처럼 보였습니다. 고와 금, 동과 서. 모든 재료가 한 그릇에 담긴 느낌을 받아서 좋았습니다.

김지아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쉽게 볼 수 없다는 돌고래. 마치 행운 가득한 돌고래를 본 듯한, 그리고 그 돌고래가 웃으며 반겨주는 모습이 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행운이 마치 찾아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바닷물의 표현도 정교하며 자연스럽게 흐르는 느낌이 휴양지를 떠올리게 해서 좋았습니다. 만약 화폭이 100호를 넘어가는 매우 큰 그림이었다면 집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기에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소정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팝스러우면서도 순수성은 놓치지 않는듯한 실력에 놀랐습니다. 간단한 선으로 표현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필압에 의해 덩어리가 표현되고 있습니다.

임민수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들을 기록해 놓은 듯합니다. 생명력. 생명의 탄생. 엄청난 에너지의 집중과 발화. 우주의 무질서에서 인간의 질서로 들어오는 듯한 경계. 역동성이 진하게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김정아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물감과 발색이 아주 오래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매우 따듯한 느낌까지 받습니다. 먼 기억 속에서 만져봤던 옛 집의 담을 손으로 만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장석수 작가님의 조형 작품입니다. 흩어져있었다면 의미를 가지기 힘들었을 것들을 잘 조화시키고 다듬어서 한 폭의 멋진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조형의 매력은 화폭이 없어 두는 위치에 따라 그림의 반경이 넓어지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한다는 것에 있는 듯합니다.

오용택 작가님의 AI 작품입니다. 얼마 전까지 NFT와 메타버스 작품들이 신생 작품으로 떠올랐었는데요, 이제는 AI 작품들까지 미술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저도 AI를 제법 다뤄봤었지만, 사실 정교하고 연계된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도 AI를 사용한 작업은 물리적 작품들보다 월등히 빠르기는 하죠. 앞으로 미술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지점이라는 점은 확실한 듯합니다.
많이 걷는 날 꼭 필요한 쉴 공간
코엑스는 정말 넓습니다. 걷다 보면 정말 지치는데요. 월드아트엑스포 역시 홀 하나를 빌리기 때문에 공간이 제법 큽니다. 심지어 그 큰 공간을 여러 구역으로 나눠놨기 때문에 저처럼 공부도 하고 싶고 모든 작품을 놓치기 싫으신 분들에게는 동선을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그중에서 꼭 넣어야 할 포인트가 바로 카페라고 봅니다. 이번 아트페어에도 에제리너스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걷다가 힘드실 시간을 고려해서 카페도 주요 동선에 넣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짧게 정리
좋은 기회에 좋은 아트페어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다음에는 꼭 작품을 구매하고 그 과정을 후기로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간혹 아트페어에 나가느냐 미술관에 나가느냐 많은 작가분께서 고민하시는 것을 듣기도 합니다.
또한 아트페어가 너무 많아져서 전부 참석하기 어렵다고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럼에도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는 것 자체가, 작가들과 컬렉터들의 만남의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어떤 시장이든 급락은 겪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그 속에서 수많은 좋은 작품과 질이 떨어지는 작품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곧 이 시장이 생명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느껴집니다.
미술은 인간사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반적인 시각을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며, 역사를 기록하기도 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니까요. 특히 미술은 인간이 존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미술은 클래식이며 동시에 트랜드입니다.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고 나아갈 것인지 같이 살아가며 지켜보며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큰 즐거움이라 이런 행사때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 따라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전시 관람도 잘 기록해 보겠습니다.